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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서산대사 解脫詩

因緣 2017. 10. 8. 11:34

서산대사 解脫詩


 


서산대사께서 85세의 나이로 1604년에

 

입적하시면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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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지막으로 읊으신 해탈시~ ^^


작게 크게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고.


출세하기 싫은 사람 누군고.


시기질투 없는 사람 누군고.


흉 허물 없는 사람 누구겠소?


가난하다 서러워 말고


장애를 가졌다 기 죽지 말고


못 배웠다 주눅들지 마소


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

 
가진 거 많다 유세 떨지 말고

건강하다 큰소리 치지 말고

 
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

 
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

 
잠시 잠깐 다니러 온 이 세상


있고 없음을 편가르지 말고


잘나고 못남을 평가하지 말고


얼기설기 어우러져 살다나 가세


다 바람 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


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

 

다 한 순간이오


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

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라오

 
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

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


아무리 지극한 사연도


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


다 바람이라오.


버릴 것은 버려야지


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 하리요


줄게 있으면 줘야지 가지고 있으면 뭐하노


내 것도 아닌데


삶도 내 것이라 하지 마소

 
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

묶어 둔다고 그냥 오겠소


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


그저 부질 없는 욕심일 뿐


삶에 억눌려 허리 한 번 못 펴고


인생계급장 이마에 붙이고

뭐 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오

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소

낮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 게 있겠소


살다 보면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있다마는

잠시 대역 연기하는 것일 뿐


슬픈 표정 짓는다고 뭐 달라지는 게 있소

 
기쁜 표정 짓는다고 모든 게 기쁜 것 만은

 

 아니오


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


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 보면


멈추기도 하지 않소


그렇게 사는 겁니다

 

 

生也一片浮雲起 (생야일편부운기)


死也一片浮雲滅 (사야일편부운멸)


浮雲自體本無實 (부운자체본무실)

生死去來亦如然 (생사거래역여연)

 
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

 
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없어짐이오

 
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

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.

 

 

 


출처 : 수미산
글쓴이 : 정진웅(금구)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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