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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<관심과 무관심 시 모음> 용혜원의 `관심` 외

因緣 2015. 12. 20. 14:42

<관심과 무관심 시 모음> 용혜원의 '관심' 외

+ 관심

늘 지켜보며
무언가를 해주고 싶었다

네가 울면 같이 울고
네가 웃으면 같이 웃고 싶었다

깊게 보는 눈으로
넓게 보는 눈으로
널 바라보고 있다

바라보고만 있어도 행복하기에
모든 것을 포기하더라도
모든 것을 잃더라도
다 해주고 싶었다
(용혜원·목사 시인, 1952-)


+ 관심關心

아무 것도 뿌리 내리지 못할 것만 같던
집채만한 바위덩이에
어느 사이인가 조그마한 금이 가고
금이 간 그 틈바구니에
낙엽이 떨어지고
산비탈 어디선가 바람결에 날아와
흙먼지가 쌓이고
날아가던 이름 모를 산새 용변을 떨어뜨리고

홀로 외롭던 민들레 홀씨 가녀린 새싹을 틔우네
(정세훈·시인, 1955-)


+ 작은 관심

내가
그대에게
해주려는 것은

비싼 옷 사주는 것도
고급스런 음식도
보석반지는 더욱 아닌

가끔은
부엌에 쌓아놓은
밥 먹은 그릇을
그대가 모르는 사이에
씻어 치우는 것

수돗물 시원한 흐름에
마음을 함께 씻어
밥그릇 국그릇
숟가락 젓가락
나란히 놓아주는 것일 뿐
(동호 조남명·시인)


+ 관심은 사랑

가슴에 사랑이 느껴질 때
그 기쁨은 말할 수 없고
사랑의 정감은
행복, 그 이상의 느낌이 들지요

사랑은 상대성이어서
고상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
관심을 두게 될 때
사랑이란 두 글자를 얻지요
  
따스한 시선으로 만나
정이 오고가게 되고
가슴에는 비로소
사랑의 꽃이 피기 시작하지요

사랑의 시작은 관심이에요
관심을 둘 때  
그 관심은
엷은 빛으로 다가와
사랑의 열매로 밝게 맺지요
(김덕성·시인)


+ 무관심 속 - 송장벌레
    
이런 일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
내가 죽기를 바라는 사람이 몇이며
내가 살기를 바라는 사람이 몇인지
너 죽기를 바라는 사람도 얼마 안 되지만
너 살기를 바라는 사람도 얼마 안 된다는 사실
대부분의 무관심 속에 네가 있고 내가 있는 거다
그러고 보면 무관심이란 살아가는데 편리한 조건
유독 송장벌레만이 너의 죽음을 손꼽아 기다린다 해도
성급하게 네 목을 조를 놈은 아니다
더욱이 그놈마저 네게 무관심이면
너도 죽음을 인질로 삼을 필요는 없다
(이생진·시인, 1929-)


+ 관심 밖

멀리 산이 내다보이는 창가에 서서
겨울의 추위를 생각하다가
나는 보았습니다
그 산 속에서 서성거리는
하얀 토끼 한 마리.

우리들이 난롯불이나마 쬐고 앉아 있을 때
눈동자 빨간 토끼는,
축축하고 추운 산 속에서
이 겨울을 지낼 것입니다
우리들이 호주머니 속에서
잔돈 몇 푼을 만지고 있을 때
도토리를 찾아
눈밭을 뒤척일 것입니다.

우리들의 관심 밖
아, 우리들의 관심 밖,
겨울은
우리들의 관심이 미치지 못하는
그곳에 있음을 깨달았습니다
너와 내가 서로의 관심 밖에 있을 때
너와 내가 서로의 겨울인 것을 알았습니다.

우리들의 관심 밖의 공중에는 아직도,
눈보라가 된 이 겨울의 하얀 토끼들이
무수히 무수히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.
(박상천·시인, 1955-)


+ 관심의 힘

몇 발자국 거리를 두고
스쳐 지나면서

그냥 무심히 보아도
예쁜 꽃이지만

가까이 다가가
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

정말이지
한층 더 예뻐 보인다.

이름 모르는
작은 들풀이라고 해도

모양과 빛깔에 어울리는
이름 하나 지어 부르면

한순간 세상에서
가장 빛나고 아름다운

꽃으로 당신의 눈에
다가올 것이다.
(정연복·시인, 1957-)

* 엮은이: 정연복 /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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